[가주 재정난 여파-하] 노인들 "간병인 없으면 밥 먹기도 힘든데…"
LA한인타운 인근 알바라도와 3가의 한 노인아파트에 사는 김모 할아버지(70)는 지난 해 길에서 넘어져 허리를 다치고 자택간병인서비스(IHSS)를 신청했지만 거부됐다. 거부 이유는 단순한 부상이며 움직일 수 있다는 이유 때문이다. 밸리의 한 노인아파트의 신모 할아버지(75)의 경우 중풍으로 팔을 사용하지 못해 IHSS를 신청해 월 30시간을 배정받았다. 신 할아버지는 "시간을 더 올려줄 수 없냐고 하니 다른 팔을 움직일 수 있기 때문에 안된다고 하더라. 이전에는 간병인이 자주 와서 도움을 받고 외출하곤 했지만 지금은 너무 힘들다"며 "간병인이 없는 날에는 식사하기도 힘들 정도"라고 전했다. 이들 케이스는 그나마 사정이 좋은 편. 주정부가 서비스 배정 시간을 계속 줄이면서 간병인들도 근무 시간이 적은 케이스는 아예 근무하길 꺼려해 서비스를 중단시키는 노인들도 많다. 한인타운에서 중풍 노인을 돌보고 있는 신모(45) 간병인은 "주정부가 시간당 임금을 9달러50센트로 삭감해 솔직히 생활이 힘들다"며 "그래도 나는 서비스 배정시간이 월 60시간이라 사정이 괜찮지만 직업 간병인들은 시간이 갈수록 줄어들어 아예 다른 직업으로 전환하는 경우도 나오고 있다"고 고충을 토로했다. 현재 주정부는 IHSS 신청자격을 강화하고 간병인의 임금 삭감을 통해 2130만 달러의 재정을 절약한다는 계획이다. 삭감안에 따르면 IHSS 서비스 제공의 기반이 되는 기능지수(Functional Index) 해당 기준을 현행 2단계에서 4단계로 높였다. 기능지수 2단계는 도움을 받으면 스스로 일상생활이 가능하나 4단계는 움직일 수는 있지만 다른 사람의 도움 없이는 생활이 불가능한 상태를 가리킨다. 따라서 자격요건이 강화되면 현재 48만5000명에 달하는 수혜자 가운데 87% 정도인 42만명이 수혜 대상자에서 제외된다. 4200여명 정도로 알려진 한인 수혜자들 가운데 3000여명도 혜택이 취소된다. 비스타시니어 노인아파트의 박영창 소셜워커는 "1~2년 전만 해도 노인 아파트가 한산했는데 요즘은 아파트 로비마다 북적거린다"며 "간병인 시간도 줄고 양로보건센터도 못가는 노인들이 많아졌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박 소셜워커는 이어 "지역마다 노인센터가 있지만 한인 노인들의 경우 영어가 서툴러 이용하지 못하고 있다"며 "생활이 단순해지면 병치레도 잦고 정신건강도 나빠질 수 있는 만큼 정부의 대책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문진호 기자